분류 전체보기51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 (싱글맘, 600명의 이름, 소송) 법정 드라마라면 으레 변호사가 주인공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셨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법학 학위도, 인맥도, 심지어 변변한 직장도 없던 한 싱글맘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환경 소송 합의금을 받아냈습니다. 학력과 자격증이 전부라고 믿었던 제 편견이 이 영화 한 편에 완전히 무너졌습니다.싱글맘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에린 브로코비치〉는 2000년에 개봉한 법정 드라마로, 1992년 캘리포니아 힝클리(Hinkley)에서 실제로 벌어진 환경 오염 사건을 바탕으로 합니다. 세 아이를 혼자 키우던 에린(줄리아 로버츠)은 병원 취업 면접에서 고배를 마시고, 교통사고 후 찾아간 법률 사무소에서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바람에 재판마저 불리하게 끝납니다. 생활고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그녀는 결국 에드의 변호사 사무소에 .. 2026. 4. 27. 영화 페어런트 트랩 (린제이 로한, 쌍둥이자매, 1인2역, 가족영화) 어릴 때 봤던 영화를 어른이 돼서 다시 틀어봤을 때, 전혀 다른 장면에서 눈물이 나온 경험, 있으신가요? 저는 1998년 디즈니 영화 〈페어런트 트랩〉을 최근에 다시 봤다가 딱 그런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린제이 로한이 한 명인데 화면 속에 두 명이 나오는 걸 보면서 "이게 정말 1인 2역이 맞아?" 하고 검색까지 해봤습니다. 어린 시절엔 몰랐던 디테일이 지금은 너무나 선명하게 보이더라고요.린제이 로한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솔직히 저는 제작사가 실제 쌍둥이 아역 두 명을 캐스팅했을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영국식 억양과 미국식 억양이 그렇게 자연스럽게 달랐고, 표정과 몸짓의 결이 완전히 달라서 같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 모든 장면을 당시 열두 살짜리 린제이 로한 혼자 소화해냈다는 사실.. 2026. 4. 25. 영화 인스턴트 패밀리 (위탁 가정, 갈등, 감동적) 사랑만 있으면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막연히 그렇게 믿었습니다. 션 앤더스 감독의 〈인스턴트 패밀리〉는 그 믿음을 정면으로 흔들어 놓은 작품입니다. 실제 입양 경험에서 출발한 이야기인 만큼, 스크린에 담긴 무게감이 보통 가족 영화와는 달랐습니다.위탁 가정영화를 보면서 제가 가장 먼저 놀랐던 건 스토리보다 배경이었습니다. 미국에는 위탁 양육(Foster Care)이라는 제도가 광범위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여기서 위탁 양육이란, 친부모가 아이를 일시적으로 돌볼 수 없는 상황일 때 제3의 가정이 국가 지원을 받아 아이를 맡아 키우는 제도를 말합니다. 단순한 임시 거처가 아니라, 이 과정에서 영구 입양(Permanency Adoption)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 2026. 4. 25. 영화 마이 시스터즈 키퍼 (구원자 형제, 자기결정권, 모성애, 생명윤리) 병원 대기실에서 어린아이가 수술 동의서에 서명을 강요받는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직접 목격한 건 아니지만, 〈마이 시스터즈 키퍼〉를 보는 내내 그 상상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습니다. 한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언니의 '치료 도구'로 존재해야 한다는 설정.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고, 끝나고 나서도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구원자 형제안나는 소위 '구원자 형제(Savior Sibling)'로 태어납니다. 구원자 형제란 특정 환자와 유전자 적합성을 맞춰 인공 수정으로 태어난 아이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아픈 형제자매를 살리기 위해 설계된 생명입니다. 의학계에서는 이를 전착 전 유전자 진단(PGD, Preimplantation Genetic Diagnosis)이라 부릅니다. PGD란 체외 수정된 배.. 2026. 4. 25. 영화 구혼 작전 (갭 코미디, 멀티 캐스팅, 흑인 영화사)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우울한 날 아무 생각 없이 틀었다가, 30분도 안 돼서 배를 잡고 웃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1988년작 〈구혼 작전(Coming to America)〉은 그런 영화입니다. 에디 머피가 아프리카 왕자로 뉴욕 빈민가에 뛰어드는 이 작품이, 왜 지금도 컬트 클래식으로 불리는지 직접 겪어보니 이유가 있었습니다.갭 코미디영화 속 아킴 왕자는 가상의 아프리카 왕국 '자문다'의 세자입니다. 매일 아침 시녀들이 목욕물에 들어와 시중을 들고, 장미 꽃잎을 뿌려주는 삶. 그 장면을 처음 봤을 때 저도 처음엔 '이게 말이 되나?' 싶었는데, 그 과장된 호화로움이 이후 전개의 포석이라는 걸 금방 알게 됩니다.부모가 정해준 약혼녀는 왕자의 모든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도록 길러진 인물입니다. .. 2026. 4. 25. 영화 인턴 (시니어재취업, 세대갈등, 번아웃) 은퇴하면 쉬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막상 40년 일하던 사람이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상황에 놓이면 오히려 무너지기 시작한다는 사실, 실제로 주변에서 목격한 적 있으신가요?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벤이 다시 넥타이를 매고 출근하는 장면에서 이상하게 눈물이 났습니다.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2015년 작 〈인턴〉은 70세 시니어 벤(로버트 드니로)이 30대 여성 CEO 줄스(앤 해서웨이)의 회사에 시니어 인턴으로 들어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시니어 재취업영화 속 벤은 40년간 전화번호부 회사에서 일하다 은퇴한 인물입니다. 안정적인 연금에 맨해튼 집도 있습니다. 요가도 해보고 여행도 다녀봤지만, 어딘가 허전하다는 설정입니다. 이 설정을 두고 "너무 이상적인 거 아니냐.. 2026. 4. 24. 이전 1 ··· 3 4 5 6 7 8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