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51 영화 나의 그리스식 웨딩 (짝사랑, 자기효능감, 현실, 결혼)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로맨틱코미디라고 해서 그냥 달달한 사랑 이야기겠거니 했는데, 보고 나서 한참 멍하게 있었습니다. 짝사랑의 확률이 0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이 영화는 꽤 불편한 방식으로 말을 걸어옵니다. 그리고 결혼이 두 사람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이렇게 실감 나게 보여주는 영화도 드뭅니다.짝사랑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공감한 장면은 툴라가 식당 카운터에 굳어버리는 그 순간이었습니다. 안경 끼고, 머리 질끈 묶고, 매일 같은 옷을 입고 앉아 있던 서른 살 여자가 갑자기 이상형을 마주친 상황.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게 아니라 일단 멈추는 그 감각, 저도 알고 있습니다.제 경험상 짝사랑의 자동 재생 문장은 딱 하나입니다. "저 사람이 나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 살면서 몇 번 짝사랑.. 2026. 4. 30. 영화 오스틴랜드 리뷰 (로맨스 판타지, 진짜 사랑, 이미지 착각, 호불호) 침대 머리맡에 콜린 퍼스 포스터를 붙여두고 살았던 시절이 있습니다. 책장에는 제인 오스틴 전집이 꽂혀 있는데, 겉은 빳빳해 보여도 속은 다 닳도록 읽은 것들이었습니다. 그 시절 저한테 '오스틴랜드'라는 영화는 그냥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누군가 저를 들여다본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로맨스 판타지솔직히 처음엔 좀 가볍게 봤습니다. 전 재산을 털어서 19세기 영국 귀족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몰입형 롤플레이(Immersive Role-play) 테마파크에 가는 여자 이야기라니, 어디서 유치한 코미디 아닌가 싶었습니다. 여기서 몰입형 롤플레이란, 배우와 참여자가 함께 실제 공간 안에서 특정 시대와 세계관을 살아가는 체험 방식을 말합니다. 단순한 관람이 아니라 직접 그 안에 들어가 살아보는 것입니다.주인공 제인은.. 2026. 4. 29. 영화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 (13살의 소원, 어른의 현실, 진짜 행복) 어른이 되면 다 자유로울 거라고 믿었던 13살의 소원이 그대로 이루어진다면 어떨까요. 2004년 개봉한 〈13 Going on 30〉, 국내 제목으로는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은 그 질문을 정면으로 들이밉니다. 저도 이 영화를 보면서 자꾸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13살의 내가 지금의 저를 본다면, 과연 흐뭇해할까요.13살의 소원이 영화의 핵심 장치는 타임 점프(time jump)입니다. 타임 점프란 서사 구조에서 특정 인물이 시간의 흐름을 건너뛰어 과거 또는 미래로 이동하는 기법을 말합니다. 주인공 제나는 13살 생일 파티에서 친구들에게 철저히 이용당하고 혼자 벽장 안에 갇힌 채 소원을 빕니다. 그냥 30살이 되고 싶다고. 다음 날 눈을 뜨니 정말로 30살이 되어 있었습니다.저는 어릴 .. 2026. 4. 29. 영화 클릭 리뷰 (만능 리모컨, 빨리 감기, 낙차, 가족의 소중함) 빨리 감기 하고 싶은 순간이 하루에 몇 번이나 있으십니까. 저는 어제 출근길 지하철에서만 세 번은 생각했습니다. 2006년 개봉한 애덤 샌들러 주연의 〈클릭〉은 바로 그 욕망을 정면으로 건드립니다. 코미디인 줄 알고 앉았다가, 후반부에 소리도 없이 눈물을 훔쳤습니다.만능 리모컨건축가 마이클은 밤샘 작업에 치여 사는 전형적인 현대인입니다. 잠이 부족하고, 가족과의 약속은 뒤로 밀리고, 리모컨 하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짜증부터 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발명가 모티에게서 인생 전체를 조작할 수 있는 만능 리모컨을 건네받습니다.이 리모컨의 설정은 일종의 내러티브 장치(Narrative Device)입니다. 내러티브 장치란 이야기를 이끌어가기 위해 작가가 의도적으로 삽입하는 소품이나 사건을 말합니다. 쉽.. 2026. 4. 29. 영화 브레이크업 이별후애 (집안갈등, 관계파국, 진짜이별) 동거 커플의 47%가 집안일 분담 갈등을 이별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한국가족관계학회). 저도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좀 씁쓸했습니다. 〈브레이크업: 이별후애〉는 2006년 빈스 본과 제니퍼 애니스턴 주연의 영화로, 딱 그 지점을 건드립니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포장지 안에, 실제 동거 커플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꽤 날 것 그대로 담았습니다.집안 갈등게리와 브룩의 싸움은 처음부터 드라마틱하지 않습니다. 설거지를 부탁하면 "하루 종일 청소했다"는 대답이 돌아오고, 꽃을 사달라는 말에 "돈 낭비"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거기에 당구대를 들여놓겠다는 주장까지. 제가 이 장면들을 보면서 불편했던 건, 이게 완전히 영화 속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여기서 핵심은 상호성(r.. 2026. 4. 29. 영화 굿모닝 에브리원 (아침방송, 시청률, 직장인) 해고 통보를 받은 날, 당신은 어떻게 했습니까? 울거나 멍하니 앉아 있었을 것입니다. 저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영화 속 베키는 그 다음 날 이력서를 백 통 보냈습니다. 그 장면 하나가 저를 다시 일어나게 만들었습니다. 〈굿모닝 에브리원〉은 그런 영화입니다.아침 방송혹시 매일 아침 TV를 틀며 "참 편하게 진행하네"라고 생각한 적 있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는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굿모닝 에브리원〉은 시청률 꼴찌를 다투는 아침 방송 〈데이브레이크〉의 새 총괄 프로듀서로 부임한 27살의 베키(레이첼 맥아담스)가 주인공입니다. 총괄 프로듀서(EP, Executive Producer)란 프로그램의 편성 방향, 예산, 인력 구성을 모두 책임지는 최고 의사결정자를 말합니다. .. 2026. 4. 28. 이전 1 2 3 4 5 6 7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