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16 영화 클릭 리뷰 (만능 리모컨, 빨리 감기, 낙차, 가족의 소중함) 빨리 감기 하고 싶은 순간이 하루에 몇 번이나 있으십니까. 저는 어제 출근길 지하철에서만 세 번은 생각했습니다. 2006년 개봉한 애덤 샌들러 주연의 〈클릭〉은 바로 그 욕망을 정면으로 건드립니다. 코미디인 줄 알고 앉았다가, 후반부에 소리도 없이 눈물을 훔쳤습니다.만능 리모컨건축가 마이클은 밤샘 작업에 치여 사는 전형적인 현대인입니다. 잠이 부족하고, 가족과의 약속은 뒤로 밀리고, 리모컨 하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짜증부터 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발명가 모티에게서 인생 전체를 조작할 수 있는 만능 리모컨을 건네받습니다.이 리모컨의 설정은 일종의 내러티브 장치(Narrative Device)입니다. 내러티브 장치란 이야기를 이끌어가기 위해 작가가 의도적으로 삽입하는 소품이나 사건을 말합니다. 쉽.. 2026. 4. 29. 영화 블루 재스민 (추락, 자기기만, 케이트 블란쳇)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우디 앨런 영화를 좀 과소평가하고 있었습니다. 블랙코미디라고 하면 웃기면서 찝찝한 정도려니 했는데, 블루 재스민은 달랐습니다. 화면이 끝난 뒤에도 재스민이라는 인물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고, 그게 좀 불편했습니다. 이 글은 그 불편함을 조금 더 들여다본 기록입니다.추락혹시 이런 사람 주변에 한 명쯤 있으신가요. 상황은 이미 바닥인데, 말만 여전히 펜트하우스에 사는 사람.블루 재스민의 주인공 재스민이 딱 그렇습니다. 뉴욕 상류층 사모님으로 살던 그녀는 남편 할의 폰지 사기(Ponzi scheme) 사건이 터지면서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습니다. 폰지 사기란 실제 수익 없이 새로운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의 금융 사기입니다. 쉽게 말.. 2026. 4. 28. 영화 마션 영화 리뷰 (생존 의지, 화성 농업, 귀환 작전) 솔직히 처음 이 영화를 볼 때 '또 다른 우주 재난물이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상영 내내 제가 앉아 있던 자세가 점점 앞으로 기울어졌습니다. 화성에 혼자 남겨진 식물학자 한 명이 수학과 식물학으로 죽음을 버텨내는 이야기. 〈마션〉은 그 설정 하나만으로 2시간 넘는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은 영화입니다.생존 의지제가 직접 계산해보고 놀랐던 부분이 있습니다. 마크 와트니가 처음 확인한 식량은 고작 68솔(Sol) 분량이었습니다. 여기서 솔이란 화성의 하루를 뜻하는 단위로, 지구의 24시간보다 약 39분 긴 24시간 37분에 해당합니다. 혼자 먹으면 최대 400솔까지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지만, 구조대가 도착하기까지는 561솔이 필요했습니다. 160솔의 간극. 이 숫자가 영화 전체의 긴장감을 .. 2026. 4. 27. 영화 로드 오브 워 (배경과 실화, 안티히어로, 구조적 비판) 무기를 파는 사람이 나쁜 사람일까요? 이 질문을 처음 들으면 당연히 그렇다고 답하게 됩니다. 그런데 영화 〈로드 오브 워〉를 보고 나면, 그게 꼭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오프닝 5분 만에 이미 뭔가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한 발의 총알이 만들어져 소년의 이마에 박히기까지의 여정을 1인칭으로 따라가는 그 장면은, 솔직히 지금도 머릿속에서 지워지지가 않습니다.배경과 실화〈로드 오브 워〉는 2005년 앤드류 니콜 감독이 연출한 미국 범죄 드라마입니다. 우크라이나 이민자 출신 무기 밀매업자 유리 오를로프를 니콜라스 케이지가 연기하는 이 작품은, 실존 인물 빅토르 부트를 비롯한 실제 무기 거래상들의 행적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그런데 제가 이 영화를 단순.. 2026. 4. 27. 영화 조 블랙의 사랑 (저승사자, 죽음과 사랑, 브래드 피트) 좋아하는 영화가 뭐냐는 질문에 선뜻 대답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그러다 1998년작 조 블랙의 사랑을 다시 꺼내 봤을 때, 아, 이거구나 싶었습니다. 죽음과 사랑이라는 완전히 상반된 감정을 한 인물에 담아낸 영화.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저승사자조 블랙의 사랑은 1934년 작품 Death Takes a Holiday를 리메이크한 영화입니다. 여기서 리메이크(remake)란 기존 작품의 핵심 설정과 구조를 유지하면서 시대와 연출 방식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원작이 60년 넘게 지난 뒤에 다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리메이크작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그만큼 이 영화 자체로 완결된 세계관을 갖고 있습니다.거대 미디어 .. 2026. 4. 27. 영화 페어런트 트랩 (린제이 로한, 쌍둥이자매, 1인2역, 가족영화) 어릴 때 봤던 영화를 어른이 돼서 다시 틀어봤을 때, 전혀 다른 장면에서 눈물이 나온 경험, 있으신가요? 저는 1998년 디즈니 영화 〈페어런트 트랩〉을 최근에 다시 봤다가 딱 그런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린제이 로한이 한 명인데 화면 속에 두 명이 나오는 걸 보면서 "이게 정말 1인 2역이 맞아?" 하고 검색까지 해봤습니다. 어린 시절엔 몰랐던 디테일이 지금은 너무나 선명하게 보이더라고요.린제이 로한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솔직히 저는 제작사가 실제 쌍둥이 아역 두 명을 캐스팅했을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영국식 억양과 미국식 억양이 그렇게 자연스럽게 달랐고, 표정과 몸짓의 결이 완전히 달라서 같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 모든 장면을 당시 열두 살짜리 린제이 로한 혼자 소화해냈다는 사실.. 2026. 4. 25.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