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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20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 (알코올 중독, 공동의존, 큰딸) 사랑하는 사람이 무너지고 있을 때, 곁에 남는 것이 맞는 선택일까요.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는 알코올 중독 아내와 그 곁을 떠나지 못하는 남편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처음엔 마이클의 선택이 감동적이라고 느꼈는데, 끝날 즈음엔 그게 꼭 정답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알코올 중독앨리스는 초등학교 상담 교사입니다. 겉으로는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지만, 비행으로 집을 자주 비우는 남편 마이클 없이 혼자 육아와 직장을 감당하면서 점점 무너져 갔습니다. 그리고 그 끝이 알코올 중독이었습니다.알코올 중독(Alcohol Use Disorder, AUD)이란 알코올에 대한 신체적·심리적 의존이 형성된 상태로, 단순한 음주 습관이나 의지 부족과는 다른 질환입니다. 여기서 AUD란 세계보건기구(WHO.. 2026. 5. 14.
영화 마빈의 방 (돌봄 소진, 가족 서사, 케어기버) 가족 중 누군가를 오래 돌본 경험이 있다면, 이 영화가 남기는 잔상이 다를 겁니다. 1996년작 마빈의 방은 백혈병 판정을 받은 여성이 20년 만에 동생에게 연락하면서 시작되는 가족 드라마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화면보다 제 기억이 자꾸 떠올라서 집중하기가 어려웠습니다.돌봄 소진영화의 주인공 베시는 이십 년 넘게 아버지 마빈과 고모를 혼자 돌봐온 인물입니다. 케어기버(caregiver)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여기서 케어기버란 가족 구성원이나 환자를 비공식적으로 돌보는 사람을 뜻하는데, 국내에서는 '주 돌봄자'라고도 부릅니다. 베시가 정확히 이 역할입니다. 결혼도, 직장도, 관계도 전부 내려놓은 채로 그 집 안에 이십 년을 묶여 살았습니다.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오래 멍해진 장면은 베시가 새벽에.. 2026. 5. 4.
영화 당신이 그녀라면 (자매 관계, 가족 서사, 성장 드라마) 자매가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이런 순간을 아실 겁니다. 가장 가까운 사이인데 가장 깊이 상처를 주는 사람. 영화 '당신이 그녀라면'을 보고 나서 한참을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마음이 어딘가 살짝 데워진 채로. 자매라는 관계가 이렇게 복잡하고 또 이렇게 끈질긴 건지, 새삼 생각하게 됐습니다.자매 관계매기와 로즈는 같은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런데 한 명은 변호사고, 한 명은 럭키 진스 매장에서 3주 버티고, 식당과 향수 판매원을 전전합니다. 이게 이상한 일일까요. 저는 주변에서 비슷한 경우를 꽤 많이 봤습니다. 형제자매인데 한쪽은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한쪽은 끊임없이 방황하는. 그걸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만 볼 수 있냐는 건,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발달심리학에서는 이를 '형제 차별화.. 2026. 5. 1.
영화 프라이즈 위너 (징글 공모전, 실화 영화, 줄리안 무어) 아이가 열 명인데 우유 살 돈이 없는 집. 처음엔 그냥 설정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이게 실화라는 걸 알고 나서 영화 전체를 다시 떠올리게 됐습니다. 저도 영화 보는 내내 이건 좀 과장이 아닌가 싶었거든요. 아니었습니다. 에블린 라이언의 딸이 직접 쓴 회고록이 원작입니다. 그 사실 하나로 이 영화는 완전히 다른 무게를 갖습니다.징글 공모전1950년대 오하이오의 작은 동네. 에블린은 부엌 식탁에 앉아 광고 카피를 씁니다. 이게 바로 징글(Jingle)입니다. 여기서 징글이란 기업이 제품 홍보를 위해 주최하는 소비자 참여형 카피라이팅 공모전을 말합니다. "왜 우리 집은 이 비누가 좋은가, 25자 이내로"처럼 짧은 문장을 제출하면 당첨자에게 냉장고나 세탁기, 심지어 자동차를 줍니다... 2026. 4. 30.
영화 클릭 리뷰 (만능 리모컨, 빨리 감기, 낙차, 가족의 소중함) 빨리 감기 하고 싶은 순간이 하루에 몇 번이나 있으십니까. 저는 어제 출근길 지하철에서만 세 번은 생각했습니다. 2006년 개봉한 애덤 샌들러 주연의 〈클릭〉은 바로 그 욕망을 정면으로 건드립니다. 코미디인 줄 알고 앉았다가, 후반부에 소리도 없이 눈물을 훔쳤습니다.만능 리모컨건축가 마이클은 밤샘 작업에 치여 사는 전형적인 현대인입니다. 잠이 부족하고, 가족과의 약속은 뒤로 밀리고, 리모컨 하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짜증부터 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발명가 모티에게서 인생 전체를 조작할 수 있는 만능 리모컨을 건네받습니다.이 리모컨의 설정은 일종의 내러티브 장치(Narrative Device)입니다. 내러티브 장치란 이야기를 이끌어가기 위해 작가가 의도적으로 삽입하는 소품이나 사건을 말합니다. 쉽.. 2026. 4. 29.
영화 블루 재스민 (추락, 자기기만, 케이트 블란쳇)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우디 앨런 영화를 좀 과소평가하고 있었습니다. 블랙코미디라고 하면 웃기면서 찝찝한 정도려니 했는데, 블루 재스민은 달랐습니다. 화면이 끝난 뒤에도 재스민이라는 인물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고, 그게 좀 불편했습니다. 이 글은 그 불편함을 조금 더 들여다본 기록입니다.추락혹시 이런 사람 주변에 한 명쯤 있으신가요. 상황은 이미 바닥인데, 말만 여전히 펜트하우스에 사는 사람.블루 재스민의 주인공 재스민이 딱 그렇습니다. 뉴욕 상류층 사모님으로 살던 그녀는 남편 할의 폰지 사기(Ponzi scheme) 사건이 터지면서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습니다. 폰지 사기란 실제 수익 없이 새로운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의 금융 사기입니다. 쉽게 말.. 2026.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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