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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영화3

영화 마빈의 방 (돌봄 소진, 가족 서사, 케어기버) 가족 중 누군가를 오래 돌본 경험이 있다면, 이 영화가 남기는 잔상이 다를 겁니다. 1996년작 마빈의 방은 백혈병 판정을 받은 여성이 20년 만에 동생에게 연락하면서 시작되는 가족 드라마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화면보다 제 기억이 자꾸 떠올라서 집중하기가 어려웠습니다.돌봄 소진영화의 주인공 베시는 이십 년 넘게 아버지 마빈과 고모를 혼자 돌봐온 인물입니다. 케어기버(caregiver)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여기서 케어기버란 가족 구성원이나 환자를 비공식적으로 돌보는 사람을 뜻하는데, 국내에서는 '주 돌봄자'라고도 부릅니다. 베시가 정확히 이 역할입니다. 결혼도, 직장도, 관계도 전부 내려놓은 채로 그 집 안에 이십 년을 묶여 살았습니다.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오래 멍해진 장면은 베시가 새벽에.. 2026. 5. 4.
영화 클릭 리뷰 (만능 리모컨, 빨리 감기, 낙차, 가족의 소중함) 빨리 감기 하고 싶은 순간이 하루에 몇 번이나 있으십니까. 저는 어제 출근길 지하철에서만 세 번은 생각했습니다. 2006년 개봉한 애덤 샌들러 주연의 〈클릭〉은 바로 그 욕망을 정면으로 건드립니다. 코미디인 줄 알고 앉았다가, 후반부에 소리도 없이 눈물을 훔쳤습니다.만능 리모컨건축가 마이클은 밤샘 작업에 치여 사는 전형적인 현대인입니다. 잠이 부족하고, 가족과의 약속은 뒤로 밀리고, 리모컨 하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짜증부터 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발명가 모티에게서 인생 전체를 조작할 수 있는 만능 리모컨을 건네받습니다.이 리모컨의 설정은 일종의 내러티브 장치(Narrative Device)입니다. 내러티브 장치란 이야기를 이끌어가기 위해 작가가 의도적으로 삽입하는 소품이나 사건을 말합니다. 쉽.. 2026. 4. 29.
영화 마이 시스터즈 키퍼 (구원자 형제, 자기결정권, 모성애, 생명윤리) 병원 대기실에서 어린아이가 수술 동의서에 서명을 강요받는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직접 목격한 건 아니지만, 〈마이 시스터즈 키퍼〉를 보는 내내 그 상상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습니다. 한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언니의 '치료 도구'로 존재해야 한다는 설정.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고, 끝나고 나서도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구원자 형제안나는 소위 '구원자 형제(Savior Sibling)'로 태어납니다. 구원자 형제란 특정 환자와 유전자 적합성을 맞춰 인공 수정으로 태어난 아이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아픈 형제자매를 살리기 위해 설계된 생명입니다. 의학계에서는 이를 전착 전 유전자 진단(PGD, Preimplantation Genetic Diagnosis)이라 부릅니다. PGD란 체외 수정된 배.. 2026.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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