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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처블: 1%의 우정 (실화 배경, 계급과 편견, 우정의 의미)

by lucky-girl-1 2026. 4. 21.

영화를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든 적 없으셨습니까. '나는 지금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대하고 있는가.' 저는 〈언터처블: 1%의 우정〉을 보고 나서 한동안 그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억만장자 장애인과 전과자 이민자의 조합이 만들어낸 이 이야기가, 단순한 감동 영화 그 이상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실화 배경

〈언터처블: 1%의 우정〉은 2011년에 개봉한 프랑스 영화입니다. 올리비에 나카슈와 에릭 토레다노 감독이 공동 연출했고, 프랑수아 클뤼제와 오마 사이가 각각 필립과 드리스를 연기했습니다.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전신마비 상태가 된 억만장자 필립이 간병인을 찾는 과정에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네갈 이민자 출신 전과자 드리스와 만나 쌓아가는 우정의 기록입니다.

이 영화가 처음부터 남달랐던 건, 실존 인물의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실제 모델은 프랑스의 귀족 출신 기업인 필립 포조 디 보르고와 그의 간병인 압델 셀루입니다. 영화 속 드리스의 실제 이름은 압델이고, 세네갈이 아닌 알제리 출신입니다. 제가 이 사실을 알고 나서 다시 영화를 떠올렸을 때, 이민자의 출신 배경을 각색한 부분이 작은 걸림돌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실제로 지금도 친구로 남아 있다는 사실만큼은 어떤 각색도 덮을 수 없는 진짜 감동이었습니다.

영화는 프랑스에서 역대 흥행 기록을 갈아치울 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관객이 이 영화에 열광한 이유를 저는 '진짜처럼 느껴지는 관계의 온도' 때문이라고 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두 사람의 감정선이 억지스럽지 않았고, 웃음과 감동이 자연스럽게 교차했습니다.

이 영화를 분석할 때 자주 쓰이는 개념이 바로 사회적 이동성(Social Mobility)입니다. 사회적 이동성이란 개인이 자신이 태어난 계층의 경계를 넘어 다른 계층으로 이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드리스의 이야기는 단순한 취업 성공담이 아니라, 고착된 계층 구조 안에서 관계 하나가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서사입니다.

계급과 편견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비판적 시각을 거의 의식하지 못했습니다. 드리스가 너무 매력적이었고,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가 워낙 자연스러워서 그냥 좋은 영화로만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미국 개봉 당시 일부 평론가들이 제기한 지적을 접하고 나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비판의 핵심은 이른바 '매직 니그로(Magical Negro)' 서사 구조입니다. 매직 니그로란 흑인 캐릭터가 백인 주인공의 삶을 구원하거나 성장시키는 역할로 등장하지만, 정작 자신의 내면은 깊이 탐구되지 않는 전형적인 캐릭터 유형을 가리킵니다. 〈언터처블〉에서 드리스는 유쾌하고 에너제틱하며, 본능적인 리듬감을 가진 인물로 그려집니다. 이것이 흑인 남성에 대한 특정 고정관념을 반복한다는 지적입니다.

저는 이 비판이 완전히 틀리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드리스의 캐릭터가 매력적인 건 사실이지만, 그가 왜 그런 사람이 됐는지, 그의 내면에 어떤 상처가 있는지는 영화 안에서 충분히 펼쳐지지 않습니다. 반면 필립의 감정선은 훨씬 섬세하게 서술됩니다. 이 불균형은 제가 직접 느낀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비판만으로 이 영화를 소비하는 것도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언터처블〉이 받은 긍정적 평가 중 하나는 장애 재현 방식에 관한 것입니다. 영화 속 필립은 동정받는 존재가 아니라, 유머 감각을 갖추고 사랑을 꿈꾸며 분노도 느끼는 완전한 인간으로 묘사됩니다. 이처럼 장애인을 단순한 피해자나 영감의 도구로 소비하지 않는 방식은, 장애 재현(Disability Representation) 측면에서 진일보한 접근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장애 재현이란 미디어가 장애를 가진 인물을 얼마나 입체적이고 존엄하게 묘사하는지를 따지는 개념입니다.

실제로 장애인의 미디어 재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전통적인 할리우드 영화에서 장애 캐릭터는 치료받거나 극복해야 할 존재로 그려지는 경향이 강합니다(출처: 영국영화협회(BFI)). 〈언터처블〉은 그 전형에서 상당히 벗어난 편입니다.

이 영화를 볼 때 체크해두면 좋은 논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드리스와 필립 중 누구의 서사가 더 깊이 탐구되는지 관찰하기
  • 드리스의 유쾌함이 '개인의 성격'으로 읽히는지, '흑인 캐릭터의 전형'으로 소비되는지 점검하기
  • 영화가 계급 차이를 해소하는 방식이 현실적인지, 아니면 지나치게 낭만화된 것인지 생각해보기

우정의 의미

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오래 기억하는 장면은 화려한 생일 파티도, 패러글라이딩 장면도 아닙니다. 드리스가 필립의 고통스러운 밤을 묵묵히 곁에서 지켜주는 장면입니다. 특별한 말도, 거창한 위로도 없었습니다. 그냥 옆에 있어주는 것, 그게 전부였습니다. 그 장면이 저에게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처럼 느껴졌습니다.

드리스가 필립을 처음 대하는 방식이 특별했던 이유는, 그가 필립을 '장애인'이 아닌 '사람'으로 봤다는 데 있습니다. 과도한 배려나 동정 없이, 장난치고 농담 던지고 때로는 무례할 정도로 솔직했습니다. 만약 제가 몸이 불편한 상황이라면, 저를 가엾게 바라보는 사람보다 이렇게 평범하게 대해주는 친구에게 훨씬 더 마음이 갈 것 같았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게 아님에도, 그 장면이 유독 현실적으로 다가왔던 건 아마 그 때문일 것입니다.

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그 자체로 간단합니다. 우정에는 계급도, 인종도, 장애도 없다는 것. 하지만 그 단순한 메시지를 증명하기 위해 실제로 두 사람이 살아낸 시간이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문화 간 유대(Cross-Cultural Bond)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여기서 문화 간 유대란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차이를 넘어 맺는 깊은 인간적 연결을 의미합니다. 이 영화는 그 개념이 현실에서 어떤 모습인지를, 꾸밈없이 보여준 작품입니다.

프랑스 국립통계경제연구소(INSEE)의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 내 이민자 가구의 빈곤율은 전체 평균의 두 배를 웃돕니다(출처: INSEE). 드리스가 처한 현실은 영화적 과장이 아니라, 실제 통계가 뒷받침하는 사회 구조 안에 있었습니다. 그 현실 속에서도 인간적 품격을 잃지 않는 드리스의 모습이, 이 영화를 단순한 감동물 이상으로 만드는 지점입니다.

〈언터처블: 1%의 우정〉은 비판적으로 볼 여지도 분명히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그 비판을 알고 나서 보더라도, 두 사람이 쌓아간 시간의 무게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한 번쯤 시간을 내서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보고 나서 '나는 지금 내 곁의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 질문이 이 영화가 남기는 가장 오래가는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8GKFdSi1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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